라크루아 1-10

소카진 3 667 2006.11.03 17:46
10.

  ‘저 사람은?! 어라? 이상하네... 분명히 다른 이름이었는데, 이름이 뭐였더라. 리...뭐라는 이름이었는데...’

 소녀는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놀란 경비병과 제관이 놀라서 소녀를 다잡았다.

  “이게 죽고 싶어 환장을 했나! 빨리, 고개 숙이지 못해?!”

 경비병하나가 소녀에게 작은 소리로 외쳤다.
 소녀는 이해가 안 되는 얼굴로 그를 힐끗 쳐다보곤, 그냥 하라는 대로 고개를 숙였다.

  ‘대체 왜 저런데? 별꼴이야.’

 경비병하나는 다시 홀 입구에 서서 경비를 서고, 제관 하나와 경비병 하나, 그리고 카만과 함께 소녀는 홀을 거슬러 이전의 갈림길 쪽으로 향했다.

 소녀는 처음에 이곳에 들어올 때와는 다르게 좀 더 시야가 트였다. 그래서 이것저것 눈에 들어왔다. 그곳은 마치 개미굴처럼 얽혀서 도저히 혼자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그리고 가는 곳마다 벽에 아파트나 호텔에 있는, 쓰레기나 세탁물을 보내는 작은 문 같은 것이 보였다. 처음에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지만, 일정한 간격마다 반복적으로 있는 것을 눈치 채고는 이상하게 여겼다. 그 외에도 보통 크기의 문도 많이 보였다. 그 안이 전부 무엇으로 채워져 있는지 알고 싶기도 했고, 알고 싶지 않기도 했다.

 그런 식으로, 한 십여 분을 묵묵히 걸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괜히 말을 꺼냈다가 카만에게 봉변을 당할까 두려워 말을 꺼내지 않는 것 같았다. 그들이 소녀의 팔을 세게 움켜쥐고 있어서 소녀는 양팔이 너무나 아파왔다. 팔에 피가 안 통해서 아프다 못해 저려왔다.

 소녀가 팔의 감각이 무뎌지는 것을 느낄 때 즈음, 카만이 갑자기 홱 하고 돌아서더니, 소녀들 쪽으로 다가왔다. 그러자, 소녀의 팔을 잡고 있던 두 명이 갑자기 겁을 있는 데로 집어먹고는 말을 더듬었다.

  “뭐, 뭐... 뭐야?!”

  “배고픈데, 너희는 내가 잡아먹고 저 계집만 ‘그분’께 받쳐야겠다!”

 카만은 그렇게 말하고는 두 손을 뻗어 달려들 자세를 취했다. 솔직히 교과서를 읽는 것 같은 말투로 마치 삼류 개그를 보는 것 같았지만, 그들은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몸의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더니, 마침내 소녀를 버려둔 채로 비명을 있는 데로 지르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무... 무슨 짓이냐?! 오... 오지마! 오지 말라니까!!” 

 그들은 도망가다 미끄러져 몇 번이고 넘어지면서도 안간힘을 다해 도망을 치려했다. 그러나 카만은 그런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천천히 그들의 뒤를 따라서 걸어갈 뿐 서두르는 기색은 없었다. 그것이 그들을 더욱 두렵게 만든 것인지도 몰랐다. 그리고 카만이 뭐라고 중얼거리자, 열심히 도망을 치던 그들의 몸이 일순 얼어버린 듯이 굳어졌다. 몸이 굳어진 그들은 자신들에게 점차 다가오는 당해낼 수 없는 적에 공포를 느꼈다.

 소녀는 그런 그들을 보고만 있었다. 이런 때엔 도망을 가야 마땅하지만, 대체 ‘어디로’가야 좋을지 알 수 가 없었다.

 ‘왜 동료를 이렇게까지 두려워하는 것인가?’, ‘도대체 왜 그를 카만이라 부르는 것인가?’, ‘ 잡아먹는다니, 진심일까?’ 하는 등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눈 깜짝 할 새에 일어난 일에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다. 그래서 카만이라 불린, 그가 하는 행동을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카만은 굳어진 그들에게 다가서서 검지로 그들의 이마를 지그시 눌렀다. 그러자, 그들은 허물어지듯 쓰러져 버렸다. 그리고 쓰러진 그들을 하나씩 이전의 그 작은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러자 미끄럼틀을 탈 때 들리는 소리가 난다 싶더니, 뭔가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그렇게 카만은 두 명 모두를 그 문 너머로 보내버렸다.

 카만은 소녀를 돌아다보았다. 소녀가 보기에는 어떻게 해도 낮에 본, 유일하게 로브를 걸치고 있던 사람이었다. 탈의 생김새가 다르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단지 로브를 보고 그러는 것이지만, 그것 외에도 자신을 지금까지 붙잡고 있던 이들의 짐승과도 같은 손과는 다르게 소녀와 비슷한 보통 사람의 손을 하고 있었다. 그런 손을 들고 ‘잡아먹겠다.’를 외친다고 해도 무서워 한다는 것이 너무나 이상했다.

 그는 소녀에게 다가와 품안에서 단검을 꺼내들었다. 소녀는 그것을 보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정리가 되었다. 겁을 내던 사람들, 잡아먹는다는 말, 게다가 낮에 분명 한순간 죽음을 면하게 해주었다하더라도 제물로 쓰자고 제안한 것도 그였다.

  ‘말도 안 돼!’

 머릿속에 떠오른 말이 몸을 움직이게 해 주었다. 소녀는 있는 힘을 다해 그에게서 달아나기 위해 달렸다. 하지만 바닥은 미끄러운 데다, 팔이 뒤로 묶인 채라 뛰는 것이 어설펐다. 결국 그녀는 얼마 달아나지 못하고 바닥에 오른쪽 무릎과 골반, 팔꿈치와 어깨, 그리고 턱을 심하게 부딪치며 넘어지고 말았다. 정신이 아찔하고, 눈물이 핑 돌 만큼 아픔이 심했지만, 달아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그는 계속해서 소녀를 향해 다가왔다. 마치 소녀가 넘어질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 느긋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소녀의 바로 곁으로까지 왔을 때, 소녀는 속으로 ‘윽’소리를 내며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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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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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부탁합니다아~

Comments

소카진 2006.11.03 17:47
헛헛헛~ 쫓아서... 라고 썼더니 금지어라네요... 그래서 따라서로 바꾸었는데...
(뭔가 석연찮아;;;)
루시퍼. 2006.11.23 21:54
다봤다 ~ 재밌었어요 ^^*
소카진 2006.12.10 16:06
감사합니다. 다음것을 열심히 짜내고 있습니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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