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그로 소나타(Allegro Sonata) (7)

月姬 3 520 2006.05.22 23:56
"기억 안나세요? 그 소녀의 집 앞에서 택시를 잡던...."


굵은 안경을 쓴 여자는 어떻게든 기억나게 하려고 애를 썼다.
결국 왼쪽편의 남자가 기억나는듯 검지손가락을 세우며 얼굴에 환희를 띄었다.


"아아, 소녀와 얘기하던?"

"예! 맞아요!


여자는 마치 순진한 어린아이가 된 마냥 폴짝폴짝- 뛰며 기뻐했다.
남자 둘은 지붕끝에서의 그 위험한 모습을 보며 안절부절 못했다.





낡고 어두운 집의 바닥에 청백색의 푸른 선이 천천히 새겨져
하나의 문양을 이루었다.
그 문양은 곧 한폭의 그림이 되어 빛을 발하며 그 안에서
소녀와 남자의 발끝이 나오자 푸른빛의 선은
모래 위의 글자를 파도가 휩쓸듯 사라졌다.
다른건 다 괜찮아도, 텔레포트만큼은 적응이 안되는지
남자는 띵-한 머리의 이마를 감싸며 몸을 휘청거렸다.
소녀가 조금 걱정스러운듯 낮은 목소리로 상태를 묻자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하였다.
그러자 소녀는 남자가 말을 끝맞치기도 전에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갖다대며 여전히 낮은 목소리로,


"되도록이면 조용히 말하세요. '그녀'는 청각이 좋으니..."



라고 말하며 남자의 입술에서 검지 손가락을 뗏다.
남자는 무표정하게 입을 손으로 가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의 수긍에 소녀가 앞장을 서며 남자에게 손가락을 까닥였다.
그는 그것이 따라오라는 사인이라는걸 알아채고
최대한 낮은 자세와 느릿한 걸음으로 소녀를 따라갔다.
-그러나 그것도 별로 길지는 않았다.


"남의 집에서 뭐하시는 거죠?"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얼마있지 않아 형광등이 깜빡이며
조금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굳어버린 소녀와 남자를 비추었다.
한참동안 그 모습을 바라보던 여성은 갑자기 배를 부여잡으며 웃었다.


"하하하! 아아, 미안합니다. 잠깐 재밌는게 생각나서-"


"그냥 속 편하게 웃겼다고 하세요!"


소녀가 볼을 부풀리며 화를 내자 여성은 조금 미안한듯 "예예-" 라며 수긍하였다.


"그런데 어째서 정문으로 오지않고 이런 곳으로 텔레포트 하셨습니까?"

"아 그게 ... 좌표 계산에 오차가 생겨서..."


"...오차?"




본래 마법이란 수학에서의 식과 같이 길게 늘어진 계산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계산식의 길이에 따라 마법의 시전 시간이 빨라지는 건데,
그런 원리로 인하여 마법사들에게 있어서 텔레포트는 정말 편리한 마법이다.
극히 짧은 계산식과 간단한 문장만 있으면 어느 곳으로나 공간이동을 할수있다.
그런데 그렇게 쉬운 계산식에 오차가 있었다는 거에 여성은 조금 의심하는 눈초리로
소녀를 바라보다 「좌표 오차에 대한 거는 자신에게도 있었던 일이었으니 이해한다.」고 말하였다.



이내 소녀의 옆에서 곤란한 표정을 짓던 남자를 본 여성은


"아, 당신이 인계(人界)의 파트너? 반갑습니다. 세이라, 속칭 하얀 마법사입니다."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는 남자와 소녀를 환대하였다.
-여성의 외모는 꽤나 젊었으며 매력적이었다.
흰백색의 머리카락을 둥글게 말아 시원하게 묶은 헤어스타일과
호박빛의 날카로운 눈매, 그리고 무엇보다
윗 단추를 두개정도 푼 하얀 반팔 와이셔츠와 파란 데님바지의 시원한 차림새가 돗보였다.


"아아, 예..."


어쩐지 남자는 무언가 꺼림직한듯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하였다.
여성은 그 반응에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이내 소녀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래서 이번엔 무슨 부탁이죠?저번처럼 몸이 두개로 나뉘어지는 녀석인가요?
아니면 엄청나게 대형화된 개구리? 아, 어쩌면 그때처럼 팔이 여덟개인 녀석이라던가-"


여성은 장난끼어린 미소를 지으며 신나게 말하였다.
하지만 소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의 장난을 거두었다.
여성도 날카로운 눈매로 예리한 시선을 보내며 팔짱을 낀채 한쪽 손으로 턱을 괴었다.


"꽤나 무거운 사건인가 보군요."


소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곧 여성의 시선에 남자도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여성의 표정은 냉담할 정도로 차가워졌고, 곧 그의 왼쪽 동공이 파랗게 변하였다.
한참동안 소녀의 동공을 들여다보던 그녀는 이내 입을 열어,


"안나가 당했군요. 머리와 목, 심장, 눈에 나이프를 맞고 전신에 난도된 상처가..23곳."


기계적이고 예리한 어조로 안나의 시신을 꿰뚫어보듯 정확하게 맞추어냈다.
소녀는 조금도 놀란 기색도 없이 여성을 응시하였지만, 남자의 동공은 이미 동그랗게 변해있었다.


"이번 사건, 좀처럼 쉽지 않은가 보군요. 당신이라면 굳이 제 힘을 빌리지 않아도 됬을 터인데..."


여성은 조금 애매하고 묘한 표정으로 흐릿한 시야 속에서 상념에 빠졌다.
무언가를 계산하는듯한 그녀의 중얼거림은 그리 큰 소린아니었지만 꽤나 긴 시간동안 계속 되었다.
 

Author

Lv.1 월희  실버
0 (0%)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Guava` ∞´ 2006.05.29 18:06
  역시나..........................................
달아가씨님의 글솜씨는 천하일품 요리왕
NFS MW 2006.06.04 19:29
  흠 난 소설 자신 없더라
소카진 2006.08.26 15:50
느닷없이 안나가 죽다니 감이 안와요... 보통...이럴땐 좀 있다가 ... 안죽었지롱...으로 가던디... -ㅂ-)
Category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