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달갑지 않은 손님

Necoplay 1 587 2005.02.15 13:52



창밖으로 아카시아 꽃잎이 휘날린다, 그렇다. 휘날리고 있었다

어제와 같이.. 계속해서.. 땅으로 떨어진 아카시아 꽃잎들은 바람이라는 현상덕분에 다시한번 공중으로 비산했다


그리고 다시 휘날리기 시작했다... 끝이없는 순환의 연속..


"하아.."


창밖을 하염없이 내다보고 있는 청색머리의 미소년, 그 소년의 입에서 난데없이 한숨이 튀어나왔다.






"똑같은.. 하루인가?"

난데없이 튀어나온 나의 중얼거림.. 언제나 똑같은 하루였다, 어제도 저 아카시아 꽃잎이 휘날렸었고, 또 내일도 휘날릴것이다. 물론 어느정도 가다보면 바뀔수도 있겠지만 내가 말하는 똑같은 하루는 아카시아 꽃잎만이 아니였다

아침에 일어나 학교를 같다온뒤 창밖을 내다본다, 그것이 나의 하루, 언제나 같은 일상. 반복되는 나날들.


뭐 지금쯤 이 시간에 내 나이 15세정도의 또래들은 모두 학원에 가겠지만 고아원에서 살고있는 나같은 아이에게 학원이란 그저 귀찮게 시간만 잡아먹는곳이였다

어짜피 그곳에 가봤자 반복되는 나날들이 바뀌진 않을테지만.



하지만 언제부터일까? 나에게 대인기피증이 생겨버린것은. 고아로 자라다보니 모든 아이들은 날 멀리하기 시작했다, 천진난만하고 순진하면서 어리석었던 초등학생때는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였기에 어울릴수 있었다

나또한 다른 아이들과 다를바 없었으니까. 대인기피증이 생겨버린건 모두들 고아라는것을 인식할만한 나이.. 초등학교 6학년때 쯤부터였겠군.

처음엔 아이들도 날 동정으로 대해주었다. 물론 그것이 좋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자존심이 상했으니까. 그때까지만 해도 고아인 나를 건드는 녀석은 없었다. 하지만 내가 처음으로 내 자신이 고아라는 사실에 절망했던건 그때였을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



-퍼억!

둔중한 타격음과 함께 나의 복부에서 엄청난 고통이 몰려왔다, 겨우 초등학교 6학년 인 놈에게 발길질 한대를 맞은것 뿐이였지만 이미 난 오늘 아침에 먹은 음식물을 확인하고 있었다

"우어억, 컥 커억.."

"더러워.. 짜증나.. 도데체 왜 이 학교에 이런놈이 다니는거야?"


난.. 난 고아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이들에게 맞으면서 그 1년을 보냈다. 아마도 대인기피증이 생긴건 그때였겠지..

그때 난 처음으로 내가 고아라는 사실에 절망했다.

언제부터일까? 나에게 부모란 존재가 생겼으면 하는 바램이 생겨버린것은.

부슬 부슬 비가내리던 초등학교 2학년때 였을것이다, 난 우산을 안가지고 학교에 갔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학교가 끝나기전까지는 조금씩 내리던 비는 학교가 끝나자마자 폭우로 변해 지표면을 강타했다

그런 나는 학교 문 앞에서 언제나 비가 그치기를 기다릴뿐이였다, 다른 아이들처럼 부모가 데리러 온다는건 꿈도 못꿀 그것이였으니까.

언제나 나에게 부모란 선망의 대상,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니였다, 부모의 사랑은 커녕 날 이렇게 만든 부모라는 존재의 면상한번만 보는게 소원이였으니까.

 



"하하.. 또다시 쓸때없는 과거를 떠올린건가?"


내나이 15세, 아직 과거를 떠올리기엔 너무 젊은 나이. 아니, 젊다는표현을 쓸수도 없는 어린나이인 나를 이렇게 성장시킨건 그놈의 암울한 과거때문이였겠지..


"사람은 죽을때가 다되면 안하던짓을 한다는데 니가 딱 그꼴이잖아."

어디선가 들려오는 미성, 아아.. 왔군


-불쑥!

"헤헷! 찾았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윤기가 흐르는 흑갈색 머리, 크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이마, 언제나 장난기를 다분히 품어 제끼고 있는 흑색 눈동자, 일본인이라 보기엔 조금 무리가 있는 오똑한 콧날, 앵두..같다기보다는 그저 방금전에 쥐를 잡아먹은듯 매우 붉은 입술..

'미소녀'

그녀의 표정은 마치 어린아이가 오랫동안 찾던 장난감을 찾은듯한 표정을 짓고있었다, 뒤로 찰랑거리는 머리를 보니.. 왠지 꽃배경이 생각나는건 왜일까?


"후우. 소인은 어인일로 찾아오셨습니까?"

매우 딱딱한 말투,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였지만, 그말은 충분히 나의 기분을 담아내고 있었다


"에에 너무 말투가 딱딱해. 이렇게 예쁘게 생긴 미소녀가 찾아왔으면 한번이라도 즐거워 해야지"


물론 예쁜건 좋다만.. 저기 있는 여성..이라 부르기도 뭣한 나이의 여자는 자신의 외모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듯 했다, 뭐 자부심을 가질만도 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다고..'

순간 내 얼굴에 씁쓸한 표정이 나타났다 사라졌지만 그녀는 눈치채지 못한듯 보였다


"오늘도 같이 놀자아~ 응? 응? 놀아줄거지?"


그녀의 나이도 나와 또래인 15세, 그나이에 저런 정신연령이라니.. 확실히 온실속에서 자란 화초 같은 성격,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 아가씨라는 소리였다

그런데.. 왜 그런 그녀가 이런곳에 있는것일까?

그녀의 아버지는 이곳 일본을 지탱해나가는 3개의 대기업중 하나의 중요한 직분을 맞고있는.. 그러니까 한마디로 '갑부'라는 사람이였다

그런데 그런 사람의 딸이 이런 '도쿄' 구석탱이에 있는 고아원에서 뭘 한다는건가?

그녀의 아버지는 아들을 갖고 싶다는게 소원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를 낳자마자 아기를 나을수없는 몸이 되어버린것.

뭐 그렇다고해서 아들 하나 갖자고 이혼까지할 그녀의 아버지는 아니라 이곳에서 아들을 입양하기로 한것이였다.

물론 그 상대로는 내가 지목된것이고.

아직 정리할게 있어 그곳으로 입양이 되기 전이지만 그래도 며칠내에 난 그곳에 가야한다..

한마디로 얼마후면 이곳에있는 저 소녀와 '남.매.'가 된다는 소리였다

그렇기에 그녀는 시간이 날때마다 날 찾아와서 놀아달라고 하였다



"오늘은.. 뭐하고 놀건데요?"


방금전의 딱딱한 말투보다는 많이 풀어진듯한 말투, 역시나 남자는 여자앞에서 한없이 약해진다는 말이 사실이기는 하나보다


"이제 남매가 될사이인데 너무 딱딱한거 아냐?"
"뭐.. 어때요 제 말투인걸, 어쨌든 놀자고 했잖아요 '핑키'씨.. 어디서 놀거냐니까요"



"헤헤.. 뭐 아무렴 어때. 안그래 '메가'? 뭐 오늘도 재미있게 놀아보자구!"


배시시 웃으며 힘차게 오른손을 하늘높이 치켜들며 웃어제끼는 그녀. 핑키, 그녀의 이런성격때문에 암울한 과거가 있는 나도 가끔씩은 웃을수 있는게.. 아닐까?

하늘에는 언제나 마찬가지로 아카시아 꽃잎이 휘날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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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제가 도배하는것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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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WereWolf 2005.02.15 15:22
  딴님 들이 안 쓰시니깐 그런느낌을 받을 수 밖에여.

신경 쓰지마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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